서울대 정구흥 교수팀 연구성과
암 관련 여러 유전자의 동시적 발현양상에 대한 복합적 패턴분석을 통해서만 간암 전이를 이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8일 서울대(총장 오연천)에 따르면 서울대 생명과학부 정구흥 교수팀은 간세포암에서 암억제 역할만으로 알려진 정상 p53 유전자가 과다 발현할 경우 다른 역할의 암 유전자에 영향을 줘 암세포 전이증가 효과를 나타낸다는 점을 증명했다.
이는 간세포암 환자의 예후와 치료지침을 결정할 때 개별 유전자의 돌연변이나 발현 변화뿐 아니라 암 관련 여러 유전자의 발현 양상 패턴 분석을 통한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력 시사한다.
암세포의 악성 행동양식 기전과 관련해 개별인자의 변이에만 집중해온 기존 연구 틀과 맥락을 달리하는 이번 연구결과는 간질환 연구분야에서 세계 최고 저명 학술지인 '간장학(Hepat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악성 암세포의 특징적인 행동양식은 통제되지 않는 세포증식(cell proliferation), 침윤(invasion), 원격전이(metastasis)로 요약될 수 있다.
이런 암세포의 악성 행동은 암억제 혹은 암촉진 유전자 같은 암 관련 유전자들의 변이에 의해 발생된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p53 유전자는 암억제 유전자에 속하고 Snail은 암의 침윤성 및 전이를 촉진하며 Notch1은 상황에 따라 종양억제와 종양촉진의 양면성을 모두 나타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암 관련 유전자의 역할에 대한 지식 부족으로 인해 정상적인 p53 발현이 증가했을 경우 단순히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거나 사멸을 유도하는 점만 고려했고, 빈번하게 관찰되는 정상 p53 발현이 암세포의 전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선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발달단계가 3등급인 간세포암을 대상으로 정상 p53의 발현증가 및 돌연변이형 p53 발생이 Notch1과 Snail 같은 유전자들의 발현을 어떻게 변화시키며 그것이 악성 암세포의 전이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를 관찰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정상 p53의 역할과 관련해 기존의 암억제 일변도의 지식과는 달리 분화도가 나쁜 3등급 간세포암의 경우 정상 p53 발현 증가에 의해 Notch1-Snail 신호전달체계가 활성화됨으로써 암세포의 전이를 촉진시킨다.
이와 반대로 돌연변이형 p53은 Notch1-Snail 신호전달체계의 활성화와 관계없이 암촉진 기능을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간세포암은 전 세계적으로 발병률이 5번째로 높고 한국인의 암 발생률 및 사망원인 3위인 치명적인 암으로, 특히 진행성 간세포암은 다른 암에 비해 예후가 좋지 않아 환자의 10%만이 5년 이상을 생존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11-02-08 06:15 김영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