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04l 조회수 5853
서울대 이원재 교수팀 성과 '사이언스'에 소개
서울대학교는 생명과학부 이원재 교수, 김성희 박사후 연구원과 극지연구소 극지생명과학부 신승철 박사후 연구원이 주도한 연구팀이 초파리 대상 실험을 통해 특정 장내 세균이 인슐린 분비를 조절해 개체의 성장을 좌우하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연구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Science)' 4일자에 실릴 예정이다.
연구진은 우선 초파리 장에 서식하는 미생물의 대부분(95%)을 차지하는 다섯 가지 미생물을 하나씩 균이 전혀 없는 초파리 유충에 먹인 뒤 발달 상황을 관찰했다.
그 결과, 아세토박터 포모룸(Acetobacter pomorum)이라는 한 종류 미생물만으로도 유충은 정상 크기, 정상 속도로 성장했다.
아세토박터 포모룸이 결정적으로 성장에 관여하는 것을 확인한 연구진은, 이 미생물이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 알기 위해 유전자 조작을 통해 4천~5천가지 돌연변이를 만들어 일일이 초파리 유충에 먹였다.
그러자 알코올 대사(주변 알코올 성분을 아세테이트로 바꾸는 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돌연변이 아세토박터 포모룸을 먹인 유충과 그 성충의 경우 모두 정상 크기에 이르지 못했다.
분자 수준의 실험과 관찰을 더해, 결국 연구진은 아세토박터 포모룸이 알코올 대사를 통해 인슐린 신호를 활성시키고, 그 결과 성장이 촉진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인슐린 신호는 생명체의 혈당 조절뿐 아니라 성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초파리 장내 세균의 기능이 밝혀짐에 따라, 아직까지 구체적 역할이 알려지지 않은 사람 장내 세균의 역할에 대한 연구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몇 가지 특정 종류의 장내 세균이 비만과 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 등이 이미 발표된 바 있으나, 아직까지 그 정확한 원리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신승철 박사후 연구원은 "지금 단계에서 초파리 장내 세균의 역할이 사람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이번 연구 결과가 비만, 당뇨병 등 인간의 대사 증후군과 장내 미생물의 관계를 밝히는 데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2011.11.04 기사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