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식] 천종식 교수팀 콜레라 변종 이유 처음 밝혀
- 천종식 교수팀 콜레라 변종 이유 처음 밝혀 -콜레라 세균이 변종을 일으키는 원인이 천종식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팀이 이끄는 국제공동연구팀에 의해 세계 최초로 밝혀졌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천종식 교수팀과 국제백신연구소 김동욱 박사팀은 美 메릴랜드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콜레라 세균 유전체 23종을 모두 분석해 새로운 변종이 발생하는 원인과 이 세균이 진화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해 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1일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과학저널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 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USA)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천종식 교수팀과 美 메릴랜드 연구팀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지난 100년간 발생했던 콜레라 세균 유전체 23종을 모두 분석한 결과 변종 세균이 세균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인 박테리오 파지에 의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국제공동연구팀에 따르면 사람에게 감염되는 인플루엔자나 에이즈 바이러스는 사람을 사망하게 하거나 치명적인 상태에 이르게 하지만 박테리오 파지는 세균을 감염시킨 뒤 죽이지 않고 갖고 있던 유전자를 세균의 유전자 사이에 끼워넣으면서 세균의 성질을 변화시킨다. 만약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유전자를 가진 바이러스가 세균을 감염시키게 되면 콜레라 세균도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갖게 돼 백신이 제 효과를 내지 못하게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사람과 사람끼리는 유전자를 주고받지 못하지만 바이러스는 이같은 방식으로 세균과 세균 사이를 넘나들면서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 낸다는 것. 연구팀은 이처럼 세균 사이에서 이동하는 유전자 집단 70여개를 새롭게 찾아내 변종 세균이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연구팀에 따르면 콜레라 세균은 1899년부터 1923년까지 발병했던 6번째 대유행을 일으킨 O1 클래식형(Classical biotype)과 1965년 인도네시아에서 시작돼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7번째 대유행을 일으키고 있는 엘 토르형(El Tor biotype)으로 나눌 수 있다. 연구팀은 20년 전부터 최근까지 아프리카 남부를 휩쓸며 다수의 사망자를 내고 있는 콜레라 세균은 새로운 형태의 콜레라 세균이 아니라 엘 토르형의 성질이 약간 변형된 잡종형(Hybrid)이며 이것은 엘 토르형 콜레라 세균이 박테리아 파지에 의해 감염돼 새로운 변종 세균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천종식 교수는 이전에는 새로운 형태의 콜레라가 나타나면 처음부터 분석을 해야 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구축한 23종의 유전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면 앞으로 새로운 변종 세균이 발생하더라도 48시간 이내에 분석을 마친 뒤 진단이 가능해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획기적으로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염병인 콜레라는 세균의 일종인 비브리오 콜레라에 의해 발생하는 설사병으로 제때에 치료받지 않을 경우 빠르면 18시간 이내 사망할 수 있으며 매년 12만명 이상이 콜레라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연합뉴스 2009.09.01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