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논단] 노정혜 교수 - 일가 김용기 백주년기념사업회. "아시아로 퍼지는 가나안 농군 정신"
일가 김용기 백주년기념사업회 노정혜 교수 - 아시아로 퍼지는 가나안 농군 정신 <한겨레신문. 2009.04.27 기사>몽골에 처음으로 소개하는 농촌개혁운동에 대한 한국인 저술입니다. 저술자인 일가 김용기(작은 사진) 선생은 밥공기에 묻은 밥알 한톨 버리지 않고, 치약은 3㎜만 짜서 쓰고, 비누는 두 번만 문지르는 등 검약과 실천을 강조하는 농촌공동체 운동을 벌여 새마을 운동의 원형이 되었던 분이죠.검약과 실천을 강조하는 농촌공동체 운동으로 1966년 필리핀의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일가 김용기(1909~88) 선생의 자서전이 몽골어로 번역된다. 일가 백주년기념사업회 총괄진행위원장을 맡아 이번 번역 출간을 위한 모금사업 등을 지원한 노정혜(사진)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몽골은 한국의 60~70년대와 유사한 농업국가로, 농촌의 자발적인 공동체 수립이 절실하다고 판단한 현지 활동가들의 번역 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다. 일가 선생은 일제 강점 하에서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민족자강운동인 이상촌(理想村)운동을 펼치며 독립운동을 하셨던 분입니다. 23살 때 처음으로 고향에 봉안 이상촌을 세우고 조국이여 안심하라라는 내용의 팻말을 세우고 사진을 촬영해 사진사가 이런 사진은 찍을 수 없다고 두려워 도망치려 했을 정도로 조국애가 넘쳤던 분이지요. 그의 이상촌 운동은 전쟁 뒤인 50년대 초 경기도 하남에서 시작된 가나안농장으로 꽃을 피웠다. 62년에는 경기도 광주(현 하남)에 가나안 농군학교를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해외농군학교 등을 세워 내외국인을 포함해 60만명에 이르는 교육생들을 길러냈다. 절대빈곤에 허덕이는 나라에 식량지원과 구호물자 제공도 중요하지만, 그 대안으로 사람을 세워가는 공동체 운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노 교수는 설명한다.지난 86년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했을 때 처음으로 일가 선생님을 만났는데, 엄격하실 거라는 생각과 달리 유머와 해학으로 가득하셨던 분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강원도 산골까지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았지요. 기독교인이지만 불교계나 수녀님 등과도 교류가 넓었고, 늘 열려 있는 분이었습니다.일가재단에서는 일가탄생 100돌을 맞아 9월에는 아시아·아프리카 등 공동체 운동가들이 참여해 서울대에서 열릴 국제학술대회를 준비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처음으로 청년 일가상을 제정해 시상할 예정이다.연륜이 짧더라도 정직한 땀을 흘리며 공동체를 키워가는 젊은 실천가들을 발굴해 격려하고자 합니다. 개인주의와 한탕주의가 팽배한 현대 사회에서 젊은이들의 본보기가 될 거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