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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식] 노정혜-백성희 교수 인터뷰

2011-09-14l 조회수 6022

노정혜-백성희 교수 인터뷰


(사진, 기사 동아일보 제공)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대 교정의 한 커피숍. 노정혜 서울대 생명과학부 학부장(54)이 같은 과 후배인 백성희 교수(41)를 보고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백 교수는 연구년을 이용해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솔크생명공학연구소에 6개월간 머물다 막 돌아온 참이었다.


백 교수는 이날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생명과학상’ 진흥상 수상자로 뽑혔다. 올해로 10회를 맞는 이 상은 한국 생명과학기술 분야의 발전에 기여한 여성 과학자에게 준다. 노 교수는 이 상의 1회 수상자다. 노 교수와 백 교수는 서울대 ‘여풍(女風) 파워’를 대표하는 인물들이다. 연구도 잘하고 리더십도 뛰어나 대표적인 ‘알파우먼’(학업이나 리더십에서 남성에게 뒤지지 않는 엘리트 여성으로 ‘알파걸’을 빗댄 말)으로 꼽힌다.



○ 알파우먼, 그들에게도 고충이 있다


90학번인 백 교수에게 75학번인 노 교수는 까마득한 선배다. 그런데도 허물이 없다. 노 교수는 “생명과학부 교수 52명 가운데 여교수는 6명밖에 안 돼 여교수들끼리 친할 수밖에 없다”며 “1986년 서울대 부임 당시에는 자연과학대를 통틀어 여교수가 4명밖에 없었으니 상황이 좋아진 편”이라고 말했다.


여교수가 늘어나고 연구 환경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힘든 점은 많다. 연구에 몰두하다 보니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해 항상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다섯 살짜리 둘째는 엄마가 천문학자인 줄 알아요. 저녁 먹고 밤이 되면 연구실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서는 걸 매일 보니까 그런가 봐요.” 백 교수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백 교수뿐 아니라 여성 연구자들은 육아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한다. 박사학위를 받고도 적절한 일자리를 찾기도 어렵지만 결혼과 출산, 육아 때문에 연구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여성이 많다는 것이었다. 최근 서울대에 부임하는 여교수는 미혼이 많다. 일과 가정 중에 일을 택한 셈이다.



○ 동료 조언, 남편 외조가 성공 이끈 힘


노 교수는 황우석 박사 조사위 시절 객관성과 공정성을 갖고 조사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남자 교수가 주류인 사회에서 여성이 조사위 대변인으로 활약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당시 서울대 연구처장을 맡고 있었는데 학생처장 등 본부의 주요 보직에 여교수를 임명한 건 서울대 설립 후 처음이었다.


“사안이 컸던 만큼 당시 동료 교수들이 조언을 많이 해줬죠. 기자회견장에서는 절대 웃으면 안 된다고 해서 미소조차 짓지 않았고, 써도 되는 말과 안 되는 말까지 철저히 코치 받았어요.”


또 노 교수는 황 박사 사건 당시 기자회견장에서 읽은 발표문은 전날 밤 남편의 꼼꼼한 조언이 반영된 것이라며 남편의 외조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백 교수도 남편의 도움으로 연구를 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에 박사후 연구원으로 나갔을 때 아이가 어려 연구를 중단하고 육아에 전념해야 하나 고민하니 남편이 ‘연구도 육아도 같이 하자’며 포기하지 않게 힘을 줬어요.”


[동아일보 2011.09.09 기사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