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식] 서울대 이준호 교수팀, 종 확산과정 세포수준서 밝혔다
서울대 이준호 교수팀, 종 확산과정 세포수준서 밝혔다.
예쁜꼬마선충 서식지 옮기는 특정행동 유발 신경세포 규명
`진화론의 아버지' 찰스 다윈은 저서 `종의 기원'에서 조개가 새의 다리에 붙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같이 특정 종이 퍼져나가는 현상을 기술했다. 국내 연구진이 이러한 종의 확산행동 과정을 `예쁜꼬마선충(C elegans)'이라는 동물 연구를 통해 단일세포 수준에서 밝혀냈다.
이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 21세기 프론티어 `뇌기능활용및뇌질환치료기술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서울대 이준호 교수(생명과학부ㆍ사진)와 박사과정생인 최명규ㆍ이학선씨가 수행했다.
예쁜꼬마선충은 길이 1㎜ 정도의 선충류에 속하는 작은 벌레로, 평소 몸을 바닥에 붙이고 기어다니다가 생존과 번식에 부적합한 환경에 처하면 꼬리를 바닥에 붙인 상태에서 몸 전체를 들어올려 흔드는 행동(닉테이션ㆍNictation)을 한다. 이 행동에 힘입어 선충은 높은 곳에 더 잘 올라가거나 초파리 등 주변 동물에 붙어 새로운 서식지로 옮겨갈 수 있게 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선충은 알에서 애벌레가 깨어난 후 수차례 허물을 벗어 성충으로 성장하는데, 그 과정에서 먹이가 부족하고 개체 수가 너무 많으면 일반적인 애벌레와 다른 `바우어'라는 상태가 된다. 닉테이션은 이같이 생존이 힘든 바우어 상태에서만 특이적으로 나타나며, 이 상태에서 선충은 기어다니는 시간의 30∼40% 동안 닉테이션 행동을 한다.
닉테이션 행동을 가능케 하는 신경세포 메커니즘을 밝히기 위해 실험을 한 결과 `IL2 뉴런'이라는 신경세포가 아세틸콜린 신경전달물질을 내놓으면서 닉테이션이 유발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IL2 뉴런'을 제거한 선충은 부적합한 환경에서도 반응하지 않고, IL2 뉴런을 복원시키면 닉테이션도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아세틸콜린은 인체에서도 뇌가 운동신경을 통해 근육에 수축명령을 내리면 이를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이준호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선충의 특정행동을 세포수준에서 밝혀내고, 신경네트워크가 어떻게 행동을 조절하는지 밝혀내는 단초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최명규씨는 "예쁜꼬마선충이 크기가 1㎜밖에 되지 않고 활발하게 움직이지 못하는 데도 세계적으로 폭넓게 분포해 있는 것은 이러한 닉테이션 행동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권위있는 학술지인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14일자에 게재됐다.
[디지털타임스 2011.11.15 기사]